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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를 맞은 뒤 “머릿속 라디오가 꺼진 것처럼 조용해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끊임없이 음식을 생각하던 마음이 잦아들고,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찾는 일이 줄었다는 경험담도 들립니다. ADHD가 있는 일부 사용자들은 산만함이나 충동까지 덜해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의아했습니다. 마운자로는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약인데, 어떻게 집중력이나 머릿속 소음과 연결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관련 내용을 살펴보니 음식에 대한 갈망과 충동 행동에는 뇌의 보상 체계가 관여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다만 먼저 분명히 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현재 마운자로가 ADHD를 치료한다는 사실은 임상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ADHD 치료제로 승인된 약도 아니며, 집중력이나 실행 기능을 직접 개선한다고 단정할 근거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은 주로 음식에 대한 갈망이 감소한 사용자 경험과 GLP-1 계열 약물의 뇌 작용을 바탕으로 한 가능성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마운자로의 ADHD 치료 효과를 주장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현재 확인된 약물의 작용 원리와 사용자들이 ‘머릿속이 조용해졌다’고 느끼는 이유를 뇌과학 관점에서 살펴보는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핵심 정리: 마운자로와 ADHD의 관계는 아직 연구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머릿속이 조용해졌다는 느낌과 ADHD 치료 효과는 구분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마운자로는 뇌에서 어떻게 작용할까?
마운자로의 성분명은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입니다. 티르제파타이드는 GIP 수용체와 GLP-1 수용체에 함께 작용하는 약입니다. 식사 후 분비되는 장 호르몬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해 혈당 조절을 돕고, 음식 섭취량과 식욕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줍니다.
쉽게 비유하면 우리 몸에는 식사 후 뇌로 보내는 ‘이제 충분히 먹었다’는 신호가 있습니다. 마운자로는 이 신호가 더 오래, 더 분명하게 전달되도록 돕는 약에 가깝습니다. 위에서 음식이 이동하는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오래 느끼게 하며, 식욕과 관련된 뇌 영역에도 영향을 줍니다.
시상하부가 받는 식욕 신호
뇌의 시상하부는 배고픔, 포만감, 체온과 같은 생존 기능을 조절합니다. 몸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음식을 찾게 하고, 충분히 섭취했다고 판단하면 식사를 멈추게 합니다.
티르제파타이드는 이러한 식욕 조절 과정에 영향을 주어 배고픔을 덜 느끼거나 적은 양으로도 만족감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용자들이 말하는 ‘푸드 노이즈가 줄었다’는 경험은 끊임없이 음식을 떠올리고 다음 식사를 고민하던 생각이 감소한 상태를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만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변화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단순히 배가 덜 고픈 것 이상의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야식이나 단 음식에 대한 집착이 줄고, 술이나 쇼핑처럼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행동에도 관심이 낮아졌다고 말합니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GLP-1 계열 약물이 식욕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뿐 아니라 동기와 보상에 관여하는 뇌 회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다만 사람의 뇌에서 마운자로가 특정 도파민 반응을 직접 차단한다고 확정할 단계는 아닙니다.
- 혈당 조절: 혈당이 높을 때 인슐린 분비를 돕습니다.
- 포만감 증가: 적은 양을 먹어도 배부름을 오래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 위 배출 지연: 음식이 위에서 이동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 음식 섭취 감소: 식욕과 음식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보상 행동 변화 가능성: 음식이나 술에 대한 갈망 변화가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치료 효과는 아닙니다.
비만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SURMOUNT-1 임상시험에서는 식사와 신체 활동 관리를 병행하면서 티르제파타이드를 사용한 참가자들이 72주 동안 용량에 따라 평균 약 15.0~20.9%의 체중 감소를 보였습니다. 이는 티르제파타이드가 체중 관리에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근거이지만, ADHD 증상 개선을 입증한 결과는 아닙니다.
ADHD와 도파민, 단순히 부족한 문제일까?
ADHD를 설명할 때 흔히 “도파민이 부족한 뇌”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해하기 쉬운 말이지만 실제 뇌의 작동은 이보다 복잡합니다. ADHD는 도파민 하나가 단순히 많거나 적어서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주의 조절과 충동 억제에 관여하는 여러 신경전달물질과 뇌 회로가 다르게 작동하는 신경발달질환입니다.
특히 전전두엽은 해야 할 일을 기억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당장의 충동을 멈추는 역할을 합니다. ADHD가 있으면 재미가 적거나 보상이 늦게 오는 일을 시작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쇼트폼 영상, 게임, 야식처럼 즉각적인 자극을 주는 활동에는 빠르게 끌릴 수 있습니다.
도파민은 즐거움보다 ‘중요성’을 알리는 신호
도파민을 흔히 행복 호르몬이라고 부르지만,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고 다시 행동할 것인지를 학습하게 하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예상보다 큰 보상을 얻으면 그 행동을 다시 반복하도록 만들고, 강한 자극이 나타나면 그쪽으로 주의를 돌리게 합니다.
따라서 음식과 스마트폰, 쇼핑처럼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자극이 반복되면 뇌는 그 자극을 중요하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지쳤을 때 자신도 모르게 냉장고를 열고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이유도 이러한 학습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ADHD 치료제와 마운자로는 작용 목적이 다릅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메틸페니데이트와 같은 ADHD 치료제는 주의 조절과 실행 기능에 관여하는 신경전달 과정에 작용해 ADHD의 핵심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반면 마운자로는 혈당 조절과 체중 관리에 사용되는 약입니다. 음식에 대한 갈망이나 반복적인 생각이 줄어든 결과로 산만함이 덜해진 것처럼 느낄 수는 있지만, 전전두엽의 실행 기능이나 작업 기억을 직접 향상한다고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머릿속에서 음식 생각이 차지하던 비중이 줄어들면 다른 일에 집중할 여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사용자는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ADHD 자체가 호전된 것인지, 음식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이 줄어든 간접적인 변화인지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ADHD 치료제가 운전자의 조향 능력과 브레이크 조절을 돕는 치료라면, 마운자로는 도로 주변에서 계속 시선을 빼앗던 음식 광고판 일부를 줄여주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운전이 한결 편해졌다고 느낄 수 있지만, 두 약의 목적과 작용을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마운자로 사용 중에는 체중뿐 아니라 식욕, 수면, 활력과 기분의 변화를 함께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자료
- Jastreboff AM, et al. Tirzepatide Once Weekly for the Treatment of Obesity.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22.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206038
-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Mounjaro (tirzepatide) Prescribing Information. https://www.accessdata.fda.gov
- Quddos F, et al. Semaglutide and Tirzepatide reduce alcohol consumption in individuals with obesity. Scientific Reports. 2023. https://pubmed.ncbi.nlm.nih.gov/38017205/
- 참고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sj5gTs5-ijk